고양이가 전보다 화장실에 자주 들어가는 모습은 생각보다 눈에 잘 띕니다. 특히 매일 모래를 치우는 보호자라면 감자 개수가 갑자기 많아졌거나, 평소보다 유난히 큰 소변 덩어리가 여러 개 생기는 변화를 먼저 발견하기도 합니다.
저희 집에는 아직 노묘가 없어서 직접 겪은 변화는 아니지만, 주변 지인의 나이 든 고양이가 소변을 자주 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노묘니까 원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나이가 든 고양이에게 배뇨 변화가 생겼다면 한 번쯤 원인을 확인해보는 편이 좋습니다.
고양이 소변 자주 보는 이유, 먼저 ‘양’을 봐야 한다
같은 ‘소변을 자주 본다’는 표현이라도 실제 상황은 두 가지로 나눠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번에 나오는 소변 양도 많고 전체 소변량 자체가 증가했다면 몸에서 소변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화장실은 여러 번 가지만 매번 아주 조금씩만 나온다면 방광이나 요도 쪽 불편함 때문에 자주 배뇨를 시도하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보호자가 확인하기 좋은 첫 번째 단서는 단순한 화장실 방문 횟수가 아니라 소변 덩어리의 개수와 크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입니다.
노묘가 소변을 많이 보는 경우 확인하는 질환
만성 신장질환
나이가 든 고양이에서 배뇨량 증가와 함께 확인하게 되는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가 신장 기능 저하입니다. 신장이 소변을 충분히 농축하지 못하면 소변량이 늘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물을 전보다 많이 마시는 모습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그릇이 평소보다 빨리 비거나 정수기를 찾는 횟수가 늘었고 소변 덩어리까지 커졌다면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식욕이나 체중 변화, 구토, 활동량 저하 등이 함께 나타나는지도 살펴봅니다.
당뇨병
당뇨병이 있는 고양이 역시 소변량과 음수량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소변을 많이 보면서 물을 많이 마시는 변화가 나타나고, 먹는 양과 비교해 체중이 줄어드는 모습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만으로 당뇨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특히 중년 이후와 노령 고양이에서 확인되는 질환입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량이 늘 수 있으며, 식욕은 좋은데 체중이 빠지거나 평소보다 활동성이 과해지는 등의 변화가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Cornell Feline Health Center에서도 노령 고양이에서 신장질환, 당뇨병, 갑상선기능항진증처럼 소변 생산을 증가시키는 질환이 배뇨 습관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노령 고양이에게 나타나는 건강 변화에 대한 Cornell 자료도 함께 참고할 수 있습니다.
자주 가는데 소변은 조금씩 나온다면
화장실 방문 횟수는 늘었는데 매번 나오는 소변이 아주 적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방광이나 요도에 불편함이 있을 때 고양이는 소변이 많이 차지 않았는데도 반복해서 화장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때 생각할 수 있는 원인에는 방광염을 포함한 하부요로질환, 요로결석, 세균성 요로감염 등이 있습니다. 노령묘에서는 젊은 고양이보다 세균성 요로감염이 확인되는 비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단순히 ‘방광이 예민해졌다’고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Cornell University College of Veterinary Medicine은 고양이 하부요로질환에서 자주 배뇨를 시도하는 것 외에도 배뇨 시 통증, 혈뇨, 화장실이 아닌 곳에 소변을 보는 행동, 생식기 주변을 자주 핥는 행동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고양이 하부요로질환 증상과 원인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 실수가 함께 생겼다면 행동 문제로만 보지 말기
평소 화장실을 잘 사용하던 노묘가 갑자기 침구나 바닥에 소변을 보기 시작하면 보호자는 노화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배뇨할 때 불편하거나 소변량 자체가 늘어 기존 화장실 이용 패턴이 달라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환경적인 원인과 건강 문제를 함께 구분하려면 별펫스토리의 고양이 화장실 실수 원인과 확인 방법도 같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집에서는 이것부터 기록해보세요
진료를 받기 전 며칠 동안 배뇨 상태를 기록해두면 변화를 설명하기 훨씬 쉽습니다. 특히 다묘가정에서는 어느 고양이의 소변인지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가능하다면 일정 시간 화장실 사용을 관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하루 화장실 방문 횟수가 평소보다 늘었는지
- 소변 덩어리가 커졌는지, 작은 덩어리가 여러 개 생겼는지
- 물을 마시는 횟수나 물그릇이 비는 속도가 달라졌는지
- 소변을 보면서 오래 힘을 주는지
- 혈뇨나 평소와 다른 냄새가 있는지
- 화장실에서 울거나 갑자기 뛰어나오는지
- 생식기 주변을 반복해서 핥는지
- 식욕과 체중에 변화가 있는지
- 화장실 밖에서 소변을 보기 시작했는지
자동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다면 앱이나 사용 기록에서 출입 횟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다묘가정에서 배변 기록을 확인하는 용도로 관심이 있다면 고양이 자동 화장실 비교와 배변 모니터링 기능도 참고할 만합니다.
소변을 보는 건지 변을 못 보는 건지도 확인해야 한다
고양이가 화장실에 여러 번 들어가 힘을 주는 모습은 변비와 배뇨 곤란이 겉으로 비슷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변을 못 보나?’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변이 나오지 않는 것인지, 소변을 보려고 반복해서 자세를 잡지만 거의 나오지 않는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변 상태를 함께 확인하려면 고양이가 화장실에서 힘줄 때 변비를 확인하는 방법도 함께 보면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모습이면 기다리지 말고 병원으로
화장실을 계속 들락거리는데 소변이 거의 나오지 않거나 아예 나오지 않는다면 바로 진료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수컷 고양이는 요도가 막히는 요도폐색 위험이 있고, 완전히 막힌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소변을 보려고 계속 힘을 주거나, 통증 때문에 울고, 처지거나, 먹지 않으면서 소변까지 나오지 않는다면 다음 날까지 지켜볼 문제가 아닙니다.
Merck Veterinary Manual에서도 고양이 하부요로질환의 원인으로 특발성 방광염, 요로결석, 요로감염, 요도 폐색과 종양 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원인을 구분하려면 소변검사와 배양검사, 혈액검사, 필요에 따라 엑스레이나 초음파검사 등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Merck Veterinary Manual의 고양이 하부요로질환 자료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노묘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지 않았으면 하는 변화
노묘는 자는 시간이 늘고 움직임이 줄어드는 등 생활 패턴이 자연스럽게 달라집니다. 하지만 물을 마시는 양이나 소변의 양, 화장실을 이용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변한 것까지 단순한 노화 과정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한 번 소변을 많이 본 것보다는 며칠 동안 같은 변화가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모래를 치울 때 감자의 크기와 개수만 조금 유심히 봐도 평소와 다른 패턴을 꽤 일찍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변을 많이 보는 것과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아 자주 화장실을 찾는 것은 전혀 다른 상황일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먼저 구분해두면 병원에서도 현재 상태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을 많이 마신다는 이유로 임의로 물을 제한하지 말고, 원인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언제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